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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16 당신은 카페에서 무엇을 느끼십니까

오늘은 수 년 전에 단골카페 주인장과 나누었던 흥미로운 이야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완전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생각의 차이를 틀리다기보단 다르다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군요.


필자는 현재 전북에 서식중입니다. 

그런데 단골 카페 주인장은 알고보니 부산분이었어요. 본가가 부산인데 전라도에서 가게 하는건 나름 사정이 있었을거라 봅니다. 

다만 현재는 그 단골 카페의 주인이 바뀌었고 그 주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것은 추억이 됐군요. 

여튼 그 분이 부산을 다녀왔다면서 부산의 카페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주인장이 볼 때 이쪽(정읍)은 개인커피숍이 많고 잘 된다고 이야기를 했었어요.  

하긴 인구 13만도 안되는 동네에 프로밧이 두 대가 있으니...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전라남북도 다 해서 프로밧 두 대라는 정보가 있었는데 지금도 그럴런지는 모르겠군요.)

 

정읍의 가장 번화가에 여러개의 커피숍이 있는데 당시 가장 잘 되는 곳이 개인샵 두 군데였으니까요. 

커피전문점으로 탐앤탐스, 띠아모

사이드 급인 로티맘, 던킨, 파리, (그냥 쳐주겠음)롯데리아...

개인샵으로 로스터리샵, 일반 개인샵1, 일반 개인샵2 ...

원두를 안파는 다방스타일 샵 두개인가 세개인가... 

그리고 현재는 엔젤리너스와 이디아가 들어섰고 그 외에도 시내에는 수많은 커피숍들이 생겨났습니다. 

 

과거에는 반경 약 500미터 정도 되는 지역에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10곳 이상이었는데 지금은 스무곳 이상인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미처 모르는 곳까지 하면 더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정작 정읍에는 스타도 없고 콩도 없고 천사도 없고 공간도 없고 베네도 없고 파스도 없고 할리도 없어요.

뭐 개인적으로 스타나 베네나 공간, 파스같은 매장은 크게 신경 안쓰지만... (맥카페도 없어!!! T^T)

콩이나 할리는 개인적으로 선호 브랜드라서 있으면 좋겠는데 아직까지도 생기지는 않는군요.

그렇다고 가성비가 좋은 가게도 없어요. 개인적으로 가성비의 최고봉은 맥카페 아메리카노..

(여기서 가성비란 단어의 의미. 맛도 좋고 저렴한 느낌을 준다는 뜻)

 

그래서 개인 샵을 찾게 되는것 같습니다. 프랜차이즈 잘 안돼요..

그나마 매장 크고 오래된 띠아모가 흡연석과 금연석의 구분 및 인테리어와 사이드 메뉴로 성업중이었지만 그 사이에 법이 많이 바뀌었죠.

그 중에서 많은 분들이 프로밧 두 대의 위용에 빛나는 로스터리 샵을 가지요. (근데 개인적으로 가게 주인장님이 좀 무서운 느낌이더군요.)

저도 거기서 원두 많이 사다 먹었는데 이제 안살랍니다. 너무너무 비싸서.. 100그램 만원..ㄷㄷ

지금까지 사먹은게 몇십만원인지... 이제는 직접 로스팅 해서 먹게 됐습니다.

 

여튼 수 년 전 제가 사는 정읍 커피전문점의 현실이었는데

단골 주인장이 다녀온 부산은 정읍과 좀 많이 다른 양상이라고 느껴진다 말했었습니다.

부산은 정읍에 비해서 체인점이 잘 된대요. 뭔가 특색있고 개인적인 샵보다는 체인점 위주라나..

화자, 즉 단골 카페 주인의 예측에 의하면 부산쪽이 전반적으로 음식이 맛없어서 그런거 같다는데 그건 잘 모르것고요. 

개인적으로 부산오뎅 엄청 맛있게 먹었는데 최근에 먹었던 밀면은.... 흠 ㅡ,.-

 

부산에 독특한 컨셉의 커피숍이 생겼다면서 이야기 해주더라구요.

이 이야기를 들은지 벌써 꽤나 오래 전이니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면 못해도 3년 이상은 됐을것 같습니다.

3층짜리 카페 하나에 직원이 18명 바리스타가 6명. 물론 여기도 프랜차이즈이고요. ㅡ,.-

손님들이 원하는 바리스타 찾아가서 원하는 스타일로 주문하면 바리스타가 그렇게 해주는 방식이라고...

마치 미용실에서 내 개인 선생님 찾아서 원하는 스타일로 머리자르는것처럼요..

상당히 좋은 시스템 인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주는데 전 뭔가 좀 씁쓸한 느낌이...

 

저렇게 되면 카페는 제가 생각하는 카페와는 완전 다른 의미가 되어버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첫 번째, 카페는 커피의 맛으로 기억된다.

그 카페의 6명의 바리스타는 6가지의 맛을 그리겠죠. 같은 공간에서 6가지의 다른 아메리카노...

저는 그 카페를 어떤 커피의 맛으로 기억해야 하는 걸까요? 과연 그 카페의 커피에는 어떤 특색이 있을까요. 

누군가와 그 카페에 대해 이야기할때 누구는 구수하다하고 누구는 쓰다고 할 것이며 누구는 시다고 하겠죠.

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커피도 먹는 사람에 따라 맛을 말함이 다른데 말이지요.

 

두 번째, 카페는 오너 고유의 색과 느낌을 그리는 공간이고 그걸 느끼는 곳이다. 

그 카페에 과연 오너의 색이 있을까 그건 전혀 감도 못잡겠고 제가 생각하는 카페의 색은 고유한 분위기와 커피맛이 함께 이미지화 돼서 저한테 인상적으로 남는 그런 연상적인 느낌입니다. 

그 카페에서 과연 그걸 어떻게 느껴야 할지... 다문 신기하고 특이하며 독특하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프랜차이즈라고 하니 다른가게도 그런 시스템이겠죠? 

 

세 번째, 카페는 사람이 사람을 알게 되는 공간이다. 

너무 큰 프랜차이즈 들은 샵의 오너와 대화를 하거나 하는 풍류는 없죠.

전 개인샵에서 주인장이나 알바생 같은 분들과 두런두런 이야기 하는걸 좋아합니다. 물론 안바쁘실때요...

다문 저 부산의 독특한 샵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만약에 대화의 상대가 바리스타라 한다면?

그 가게는 어떤 바리스타의 이미지로 손님의 머릿속에 남게 되는건지 의문스러워요.

 

시스템화 하는게 나쁜게 아니라는거 압니다. 더욱 편리하고 합리적이라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카페만의 풍류 라는건 끝까지 남아줬으면 합니다. 

전 카페 탐방을 좋아하고 커피 맛보는것도 즐기고 사람들 보는것도 좋습니다. 

체인에서는 그런걸 거의 못하기에 개인샵이 더 좋긴 해요.. 

 

저런 생각은 완벽하게 저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어떤 분은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처음 아이폰이 나왔을때 신 세상이 나왔다고 그 프론티어 안에서 만으로 행복하던 시절이 있었죠.

지금은 그 프론티어 안에서 낭만을 찾고 합리를 구합니다. 

 

당연하지 않은 것이 당연해지면 사람은 변하는것 같습니다. 

현재의 커피 문화는 점점 당연해지고 있습니다.

카페에 가는 것만으로 낭만을 느끼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음식도 맛만 좋아 가는 경우도 있지만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은 데를 찾아다니잖아요. 

커피도 음식이니까요. 

 

이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프랜차이즈보다는 개인적인 특색을 가지고 개인샵을 하시는 분들이 늘어날거고

그 분들이 그린 분위기와 감성을 느끼기 위해 카페를 다니는 시대가 오겠죠. 


이 글을 적은게 3년 전인데... 

프랜차이즈의 무서운 성장이 주춤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개인샵과 그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네요. 


Posted by 햄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