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 그 자살사건에 대한 의문점



어제 국정원 직원의 자살에 대한 아홉가지 의문점이란 포스팅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는데 정보는 계속 공개되고 있지만 왠지 의혹은 점점 커지기만 할 뿐입니다. 


새로운 정보와 유서에 따른 합리적인 의문점과 기존 글의 의문점에 몇가지를 조금 보태고 싶어서 다시 한 번 글을 적어봅니다.



네 번째 의문점
과연 발견된 세 페이지의 메모가 유서가 맞는가.

아래는 현재 공개된 유서 한 페이지의 전문입니다.
--------------------<유서 시작>--------------------
원장님,차장님,국장님께
동료와 국민들께 큰 논란이 되게되어 죄송합니다.
업무에 대한 열정으로, 그리고 직원의 의무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지나친 업무에 대한 욕심이 오늘의 사태를 일으킨 듯 합니다. 
정말 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습니다. 
외부에 대한 파장보다 국정원의 위상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혹시나 대테러, 대북 공작활동에 오해를 일으킬 지원했던 자료를 삭제하였습니다.
저의 부족한 판단이 저지른 실수였습니다. 그러나 이를 포함해서 모든 저의 행위는 우려하실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저와 같이 일했던 동료들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앞으로 저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잘 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정원이 직원이 본연의 업무에 수행함에 있어 한치의 주저함이나 회피함이 없도록 조직을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유서 끝>--------------------
과연 이게 유서일까요? 저도 한때 글 쓰는 일을 해봤지만 위의 글은 유서라기보다는 시말서나 경위서를 적은 느낌입니다. 
유서에 대한 기사도 중구난방입니다. 
어디는 A4용지다, 어디는 메모지다, 누군가는 종이쪼가리다... 
솔직히 저 내용이 A4용지 세페이지짜리 내용인지.... 뭐 보시고 판단하시면 되겠네요. (한페이지만 공개했다는군요)
전 매체에서 주장하는 저 유서의 내용이 유서라기보단 여전히 시말서나 경위서같이 느껴집니다. 
저만 그런가요?


어제 적었던 포스팅 중 네 번째 의문점 부분을 발췌해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금일 남은 두 페이지의 유서가 공개되었기 때문이지요
새로 공개된 유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유서 시작>--------------------
여보! 짊어질 짐들이 너무 무겁다. 운동해서 왕(王)자 만든다고 약속했는데 중간에 포기해서 미안해. ○○이랑 △△이 잘 부탁해. 
당신을 정말 사랑해.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자. 부족한 나를 그토록 많이 사랑해줘서 고마워. 사랑해.
○○야. 미안하다. 너는 나의 희망이었고 꿈이었다. ◇◇생활 잘 마치고, 훌륭한 XX이 되리라 믿는다. 
아빠처럼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엄마랑 △△이랑 잘 지내고 마음에 큰 상처를 주어 미안하다. 
극단적인 아빠의 판단이 아버지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 요즘 짊어져야 할 일들이 너무 힘이 든다. 훌륭하게 자라줘라. 사랑해. ♡♡♡.
△△아. 웃는 모습이 예쁜 우리 아기. 고3인데 힘들지? 언니 방에서 자고 있더구나. 좀 더 친근한 아빠가 되지 못해 미안하다.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가 되리라 믿는다. 사랑해. 

아버지. 자식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엄마, 자주 들르지 못했는데 미안해요. 그래도 항상 마음은 엄마에게 있었어요. 
자식 된 도리 다하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유서 끝>--------------------

가족들이 공개를 극구 반대했다는 가족에게 보내는 유서의 내용 전문입니다. 
여기서 저는 기존에 견지했던 의문점이 증폭됩니다.


바로 다섯 번째 의문점 과연 저 유서의 내용을 국정원 직원인 사망자 본인이 쓴게 맞는가. 라는 항목입니다. 


우리는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상황이 발생했을때 우리는 그의 유서라는것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예전보다는 그 빈도가 높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먼저 적은 글에도 썼지만 사람의 글에는 논조라는게 있고 분위기라는게 있습니다. 
그런데 전 자꾸 저 유서가 진짜 죽으려 하는 사람이 쓴 글인지 의심이 생깁니다. 
뉴스를 통해서 보았던 다른 유서들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위화감이 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제가 예민하거나 혹은 좀 과장되게 느끼는지 모르겠으나 
처음 공개된 유서와 두 번째 공개된 유서는 느낌이 좀 다릅니다.

첫번째 유서는 뭔가 첨언이 많습니다.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온 생각이 적혔다기보단 적어도 2인 이상의 논지가 뒤섞인 느낌입니다. 
그리고 너무 친절합니다. 
사실 유서라는게 누군가에게 읽히길 바라고 쓰는 글이긴 하지만 본인이 읽길 바라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으면 그만입니다.
누가 봐도 알아보기 쉽게 쓰는게 유서가 아니라는게 제 생각이죠.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8992.html

위 링크는 2014년 검찰수사를 받다 자살한 최경위의 유서 내용이 담긴 기사입니다. 
꽤 여러장입니다만 제가 이 유서에 주목하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최경위의 유서 시작>--------------------
ㅇㅇ에게.
너무 힘들어 하지 마라. 나는 너를 이해한다. 
민정비서관실에서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내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회사 차원의 문제이나 
이제라도 우리 회사의 명예를 지키고 싶어 이런 결정을 한다. 
너무 힘들었고 이제 편안히 잠 좀 자고 쉬고 싶다 .
사랑한다 ㅇㅇ아.
절대 나로 인해 슬퍼하지 말고 너의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여라. 
그리고 부탁하 건데 내가 없는 우리 가정에 네가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 
ㅇㅇ아, 나는 너를 사랑하고 이해한다 사랑한다 ㅇㅇ아.
--------------------<유서 끝>--------------------

--------------------<국정원 임모씨 유서 시작>--------------------
원장님,차장님,국장님께
동료와 국민들께 큰 논란이 되게되어 죄송합니다.
업무에 대한 열정으로, 그리고 직원의 의무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지나친 업무에 대한 욕심이 오늘의 사태를 일으킨 듯 합니다. 
정말 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습니다. 
외부에 대한 파장보다 국정원의 위상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혹시나 대테러, 대북 공작활동에 오해를 일으킬 지원했던 자료를 삭제하였습니다.
저의 부족한 판단이 저지른 실수였습니다. 그러나 이를 포함해서 모든 저의 행위는 우려하실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저와 같이 일했던 동료들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앞으로 저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잘 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정원이 직원이 본연의 업무에 수행함에 있어 한치의 주저함이나 회피함이 없도록 조직을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유서 끝>--------------------

두 유서의 차이점을 알아보시겠습니까? 
최경위의 유서는 오롯이 ㅇㅇ이라는 인물에게 하는 말입니다. 
다른 누군가가 읽었다고 한들 자신에게 말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겁니다. 
또한 상대를 다독이고 위로하는 글, 자신의 애틋한 마음을 전하며 상대를 용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공개된 국정원 직원 임모씨의 유서를 봅시다. 
그의 유서를 읽어야 하는 사람은 처음에 언급된 원, 차, 국장이라는 인물일겁니다. 
헌데 내용은 시말서, 혹은 경위서... 좀 과하게 보면 대국민 성명 수준입니다. 
즉 사과와 용서를 구하고 자신의 이유와 상황을 구구절절 해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 사실을 원장이나 차장이나 국장이 모를거라 생각해서 적었을까요? 

만약 내국인과 선거에 대한 사찰이 없었다면 이미 원, 차, 국장은 알고있었을겁니다. 
저런 사찰의혹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심을 거두려는듯한 문장을 적을 필요가 없다는겁니다.
그런데 왜 저런 문장을 굳이 적었을까요? 

그것은 이 유서가 적힌 목적성이 실제론 원, 차, 국장에게 전하는 글이 아닌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려져야 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결국 죽는 사람이 거짓말 하겠냐. 사찰은 사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죽음으로 포장해서 전하려 했던건 아닐까요.
아이러니한 점은 이 유서를 언론을 통해 정보를 접하게될 국민들 대부분은 이 국정원직원이 누군지도 몰랐다는겁니다. 
누군지도 몰랐는데 죽었는데 국정원 직원이라더라. 근데 죽으면서 유서내용 밝혀졌는데 민간인 사찰 없다더라. 

이 자살이 만약 자살이 아니라면 정말 악독한 이유는
이번 해킹사태 발발로 내국인사찰이나 부정선거, 선거에 대한 사찰을 의심하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마치 국정원 직원을 몰아붙여 죽음으로 몰고 간 악플러같은 이미지를 부여했다는 점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언론과 정부는 절대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은 인증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7/19/0200000000AKR20150719058100001.HTML?input=1179m

어제 올라온 연합뉴스의 기사입니다. 제 예측에서 벗어나질 않는게 참 웃픕니다.  
소름이 돋는 군요. 
5년 전쯤이었나요. 매일유업 포르말린 사료 사건때도 느꼈던 좌절감을 다시 느껴야 한다는 작금의 사태가 말입니다. 


다시 유서로 돌아와봅니다. 가족들에게 남긴 유서가 금일 공개되었습니다. 

--------------------<유서 시작>--------------------
여보! 짊어질 짐들이 너무 무겁다. 운동해서 왕(王)자 만든다고 약속했는데 중간에 포기해서 미안해. ○○이랑 △△이 잘 부탁해. 
당신을 정말 사랑해.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자. 부족한 나를 그토록 많이 사랑해줘서 고마워. 사랑해.
○○야. 미안하다. 너는 나의 희망이었고 꿈이었다. ◇◇생활 잘 마치고, 훌륭한 XX이 되리라 믿는다. 
아빠처럼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엄마랑 △△이랑 잘 지내고 마음에 큰 상처를 주어 미안하다. 
극단적인 아빠의 판단이 아버지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 요즘 짊어져야 할 일들이 너무 힘이 든다. 훌륭하게 자라줘라. 사랑해. ♡♡♡.
△△아. 웃는 모습이 예쁜 우리 아기. 고3인데 힘들지? 언니 방에서 자고 있더구나. 좀 더 친근한 아빠가 되지 못해 미안하다.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가 되리라 믿는다. 사랑해. 

아버지. 자식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엄마, 자주 들르지 못했는데 미안해요. 그래도 항상 마음은 엄마에게 있었어요. 
자식 된 도리 다하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유서 끝>--------------------

한 페이지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한 페이지는 노부모님께 보내는 메세지입니다. 
그런데 이 유서에서 저는 다시한 번 소름이 돋습니다. 
죽음을 선택하고 유서를 쓰는 사람이 사랑하는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한다는 말이 
복근 만든다고 약속했는데 중간에 포기해서 미안하다구요?
죽음을 앞두고 유서에 하트를 세 개 그린다구요? 
두 아이에게 앞으로 주지 못한 분까지 한도끝도 없는 사랑을 표현해도 부족한마당에 
큰아이에게는 자랑스러움과 자신의 꿈이었음을 밝히고... 
고삼인 막내 아이에게는 별말없이 친근하게 못해줘 미안하다구요? 
죽는 마당에 차별인가요. 

뭔가 어제 유서를 공개하고 보니 가족에 대한 말이 없는게 말이 되냐. 라는 의혹에 급조한 유서처럼 보인다면 제가 너무 간걸까요? 
첨언된 부분을 두고 누군가 탈고해주거나 지적해주거나 받아쓴거 아니냐는 의혹에 미리 작성해두고 옮겨적은 느낌이라면 터무니없는걸까요? 

머릿속에 온갖 가설과 생각들로 가득해서 혼란스럽습니다. 
다만 가족에게 쓴 유서에서 언급한 짊어져야 할 일이 무엇이었을까요?
누가 그에게 그렇게 많은 것을 짊어지게 했을까요? 뭐 적어도 절대 국민은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일본도 아니고 언제부터 말단에서 저렇게 자살로 마무리를 지었나요? 

대한민국의 자살율이 올라가는데 정부의 공이 제법 지대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글에 적었던 의문점 중 일곱 번째 의문점 보통 실종신고를 했을 때 접수를 받고 소방서에서 출동해 1시간 30분 만에 야산에서 실종자를 찾을 수 있는가. 라는 항목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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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이 출타 후 5시간정도 지난 실종자의 실종신고를 한것도 의아하지만 왜 소방서에 신고했을까요? 경찰이 아니라? 
신고 시간 10시 30여분경, 소방서에서는 신고받은지 1시간 30분 만인 정오쯤 사망자를 찾아냅니다. 
실종신고 해보신 분들이라면 기가 막히실겁니다. 1시간 30분이면 접수받고 바로 위치추적하고 쫒아갔다는 말이니까요. 
자체적으로 연락을 하거나 문자를 보내고 기다리거나 과정이 없었던것으로 추정됩니다.
더 수상한 사실은 부인이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평소처럼 출근하는 것으로 느꼈다."고 진술했다는데 왜 실종신고를 했는지 모르겠어요.
일반적으로 그냥 회사 다니시는 분들도 업무중에 바쁘시면 전화 못받는게 비일비재한데 하물며 남편이 국정원에 다닌다면 더하면 더했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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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올라온 기사들을 살펴보니 부인이 부부싸움을 했다고 진술했다더군요. 
낚시를 갔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부부싸움을 했는데 출타 후 5시간이 지나 신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될 수 밖에 없죠. 부부싸움 했으면 화풀릴때까지 보통 연락을 안하고 안받던데요.
게다가 어떻게하면 소방서가, 경찰서에서 출동하는지 잘 아는것같은 보통과는 다른 신고... 
부인도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곱번째 의문점이 더 증폭되는 이유는 바로 사망한 국정원 직원과 성완종씨가 대조적으로 대비되기 때문입니다.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50409_0013589706&cID=10201&pID=10200

위 기사에 따르면 성완종씨는 4월 9일 오전 5시 10분경 집을 나섰고 그의 유서를 발견한 가족들은 당인 오전 8시 10분경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1000여명을 투입해 평창동 일대를 집중 수색했다고도 합니다. 더 긴박한 상황인것이지요. 
그의 집에 유서가 있었고 유서는 자신이 죽겠다는 의지표명이니까요.
그리고 성완종씨는 오후 3시경 한적한 경기도의 한 야산이 아니라 
인근 북한산 등산로에서 30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목을매고 숨진채 발견됩니다. 

검찰에 조사를 받고 있는 중요한 인물이었는데 유서까지 쓰고 행방이 묘연했는데 천여명 이상의 수색인원이 동원됐는데 무려 7시간이나 걸렸네요. 
왜일까요? 유서를 두고 사라진 사람을 찾는데 걸리는 시간은 7시간, 출근하는것처럼 나간 사람을 찾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분... 

도대체 지금 나오는 온갖 보도들과 넘처흐르는 정보들... 도대체 무엇을 믿어야 할지 무엇을 의심해야할지.. 
얼마나 더 생각하고 얼마나 더 공부하고 얼마나 더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햄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