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후진 대한민국 언론에 대한 성토의 글

지난 6일동안 대중들은 여섯 글자의 단어때문에 미칠듯이 불안해했다. 그 여섯 글자의 단어는 바로 '포르말린 우유'이다. 

우리들의 부모님, 남편과 아내,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자녀들의 건강을 위해 배달을 시켜가며 싫어하는 아이들을 독려까지하며 먹어온, 먹여온 우유에 대한 신뢰가 하루아침에 바닥까지 내동댕이 쳐졌기 때문이다. 과연 그런일이 왜 생겨난 것일까. 

바로 자신들의 직무를 유기한 정부와 자신들의 역할을 망각한 언론때문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정부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농수산식품부와 식약청은 이번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작년 11월부터 해당 문제에 대해 알고 있었던 정부기관에서는 현재 대한민국에 해당 성분에 대한 기준이 없다면 뒤늦게라도 기준을 만들기 위해 포르말린에 대한 안전성을 조사하거나 먼저 기준을 마련해 둔 해외 사례나 해외 기준을 파악하고 준비를 했어야 한다. 그런 조사 없이 특정 기업에 권고조치만 하고 그 외에 다른 작업에 착수하지 않았다는 것은 마땅히 직무를 유기했다는 생각이 드는건 비단 나뿐일까. 

작년 11월이면 이번 사건이 불거지기까지 무려 5개월여간의 시간이 주어져 있었음에도 왜 그 시간을 그냥 흘려버리고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든것인가. 정부기관의 반성을 강력하게 요청한다. 가능하다면 대국민 사과라도 해줘야 할 것이며 그냥 안전하다 라고 발표하고 발뺌하지 말고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알리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미 포르말린이 사료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은 농수산부의 블로그를 통해서 알려졌다. 살균을 목적으로 사료에 들어가는 미량의 포르말린과 다른 목적으로 들어가는 미량의 포르말린이 다른점은 무엇인가. 결국 개념적으로 보면 둘 다 가축에게 섭취되는 것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그 동일한 부분에 대해 이중적 잣대를 들이댄 정부기관의 목적은 무엇인지 참 궁금하다. 

한편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이번 검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는다고 했다. 이유는 검출양의 차이로 인해 특정 기업이 피해를 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란다. 그럼 이미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매일유업은 방임하겠다는 의미인가. 언제부터 기업을 위해 그렇게 신경썼나.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허울만 좋은 단어 아니었던가.

언론은 더했다. 현재 언론들은 마치 정부기관에서 매일유업의 상태를 발표했기 때문에 자신들은 그저 그 사실을 전했을 뿐이라고 발뺌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알아본바로는 정부기관의 발표가 먼저가 아니라 아무개에게서 제보를 받은 연합뉴스에서 처음 보도가 흘러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제보자에 대한 보호차원에서 당사자를 밝힐 수 없다는 점은 이해하겠지만 처음 막무가내로 보도를 했던 연합뉴스에서는 분명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뭐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사과를 할지는 의문이지만 적어도 할말은 해야겠다. 

게다가 더욱 가관인 것은 한 매체의 보도를 일체의 자료조사나 검증 없이 앵무새처럼 아니 확성기로 더욱 부풀리고 매도했던 다른 언론들 또한 반성해야 한다. 필자는 4월 28일 보도를 확인하고 나서 바로 개인적으로 자료조사에 들어가 4월 30일 해당 사건에 대해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블로그에 포스팅을 했다. 

좀 더 많은 분들에게 알려보고자 불안감을 해보시켜 보고자 여기저기에 올리고 링크도 하고 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포스팅을 봐주시면서 해당 사건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지고 접근하고 조사도 하면서 스스로가 판단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의 한 지방에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가지고 검색을 통해 찾아낸 자료들만 가지고도 언론들이 뽑아내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의 내용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검증을 할 수 있었는데 속된말로 배웠다는 사람들이 그런 무검증, 무책임의 기사들을 찍어냈다는 사실에 부끄럽다. 자신의 기사에 애정은 있는가. 책임감은 있는가 묻고 싶다. 적어도 나는 내 포스팅에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에서도 이번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한국이나 우리나 그게 그거다 라고 말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중국의 말도 안돼는 괴상한 식품들과 대한민국의 식품이 동급으로 매도당하게 됐다는 말이다. 어떻게 누가 책임질 것인가.

시간상으로 어제인 5월 4일, 언론에서는 미칠듯한 기세로 시판 우유는 모두 안전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유인 즉, 검사 결과 모든 우유에서 포름알데히드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이란다. WHO기준치의 50%도 되지 않는다며 괜찮다 헤프닝이다 등의 기사들을 찍어내더라. 전날까지만 해도 매일유업에 대해 비난하는 기사를 찍어내던 그들이 아닌가. 자신들의 기사에 대한 책임감이나 반성은 없는 치졸하고 비열한 이중 잣대가 아닌가 싶다. 

이번 헤프닝은 대한민국 언론의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결과이기에 나는 현재 언론의 작태에 미칠듯이 부끄럽고 치욕스럽다. 속된말로 개나 소나 기자한다는 말이 나오는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도대체 기자라는 사람은 뭐하는 사람인가. 트위터 좀 하다가 연예인이 한마디 하면 그걸 소스로 기사 찍어내고 선정적인 제목에 내용은 없는 기사로 대중들을 낚는 그대들은 강태공이란 말인가.

매일유업이 사용했던 사료를 제조한 호주 네츄럴사의 CEO가 직접 메일을 보내왔다고 하는 기사를 읽었다. 정말 내가 다 민망하다. 얼마나 답답하고 멍청해보였으면 타국의 CEO가 해명을 위해서 메일을 보내왔겠는가. 대한민국 언론사의 기자들 부끄럽지 않은가. 뭐 속으론 부끄러워도 앞장서서 사과할만한 대인배가 나올지는 의문스럽다. 

현재 언론이 20년 전과 다른게 무엇인가. 다른게 있다면 인터넷으로 찍어내느냐 활자나 방송으로만 보도하느냐의 수단적 차이일 뿐 실질적으로 바뀐건 없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20년 전 삼양식품을 골로 보냈던것처럼 그렇게 쉽게 될줄 알았나? 솔직히 이번 당신들의 기사들을 보고있으면 논조 자체가 대부분 부정적이었고 한 기업을 망하게 하려는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어. 조금 덜했으면 나같은 게으른 사람이 의심할 일도 없었을지 모르지. 

미국이나 유럽이었으면 정부기관이나 언론사들은 소송감이라는걸 인지해줬으면 한다. 큰 문제가 아닌 일을 선정적으로 보도함으로써 대중들을 불안감에 떨게 했던 정신적 피해보상을 비롯해 직접적으로 금전적, 기업적으로 타격을 본 매일유업의 피해보상 소송, 굳이 더하자면 자신들도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유업계를 비롯해 낙농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소송까지... 

솔직히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필자의 손은 약간 떨리고 있고 감정적으로 약간 흥분한 상태이다. 왜냐하면 화가 좀 났기 때문이다. 현재 나오고 있는 기사들은 보면 언제 자신이 포르말린 우유에 대해서 확대 재생산한 기사를 썼냐 라는 식으로 우유의 안전성을 주장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인데 왜 기자들은 미안한걸 모르는지 모르겠다. 

실수를 하면 사과를 하고 잘못이 있으면 용서를 구하는게 당연한게 아닌가. 그들도 그들의 자녀들에게는 그렇게 가르칠 터인데 왜 자신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실수가 아니라서 그런걸까?

마음같아서는 정부와 언론에 정신적 피해보상에 대한 소송을 하고싶은 심정이다. 물론 나는 포르말린 우유의 불안함에 대한게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기관과 언론에 대해 느낀 절망감과 부끄러움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보상을 청구하겠지.하지만 그동안 불안해 했을 이 땅의 많은 어머니, 아버지들의 정신적 피해보상은 누가 해줄 것인가. 

뭐 솔직히 대한민국에서 소송을 통해 정부나 언론이랑 싸우는건 힘든게 현실이니까. 법이라는게 나같은 약자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기엔 가까이 하기 너무 먼 당신이고 강자를 위한 법이라는게 개인적인 판단이기 때문에 소송까지 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

외국의 경우 오보에 대해 즉시 정정보도를 하거나 사과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당연한 것이 해당 보도로 인해 소송이 들어오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그냥 논조 바꿔서 기사쓰고 고만인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국가 위상이나 경제력 등의 부분은 선진국으로 전진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언론은 20년전 후진국의 위상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정말 부끄러워 미치겠다.
제발 기자들도 부끄러워 미쳐봤으면 좋겠다.

언제나 언급하는 내용이지만 
국민이 판단할 수 있게 정보를 주는 기사를 써줬으면 좋겠다. 
국민의 판단을 종용하고 조종하려는 기사가 아니라 
선택과 판단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맡기고 철저하게 중립적인 저널리즘을 실행해주길 바란다. 

적어도 내가 지금보다 더 나이를 먹었을 때 
대한민국 언론이 부끄러워 미칠것 같은 감정이 생기지 않을 수 있도록 언론이 변화해 준다면
적어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언론을 통해 정보를 얻어 판단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해당 포스팅에는 개인적인 견해가 포함되어 있으며 개인의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상기 포스팅은 모든 언론에 대한 매도가 아님을 밝힙니다.> 
Posted by 햄냥